농민신문

　덩굴로 뻗어가는 여러 나무 중, 4월의 바람에 신비로운 향기를 날리는 꽃이 있다. 바로 으름덩굴 꽃이다.

　상아색과 연분홍, 때로는 연보랏빛으로 자태를 뽐내며 하늘에 흩뿌려진 앙증맞은 꽃의 향기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으름덩굴 꽃은 재미있게도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꽃잎 속에 검은 보랏빛을 띠는 여섯개 수술이 갈라져 튀어나와 있는 것이 암꽃이며, 꽃잎 속에 수술을 동그랗게 아물고 있는 것이 수꽃이다.

　으름덩굴 꽃을 따다가 말려서 차로 마시면 향은 물론이고, 보기도 좋을 뿐만 아니라 이뇨작용이 강해져 소변이 나오지 않을 때에 좋다. 또한 꽃을 꿀에 재었다가 차로 마시거나 얼굴에 팩으로 사용하면 미백효과도 볼 수 있다.

　으름덩굴의 잎은 다섯개의 쪽잎이며 아기의 손바닥을 닮았다. 꽃이 지고 나면 원숭이 바나나와 흡사한 열매가 달린다.

　그 열매를 팔월찰 또는 예지자라고 부른다. 한여름에 열매가 쩍 벌어지면 다 익은 것으로, 한입 먹어보면 약간 차가운 느낌이 들기 때문에 얼음같이 차갑다고 하여 얼음열매, 으름열매라고 한다.

　열매 속에는 쥐똥을 닮은 까만 씨가 촘촘히 박혀 있다. 씨를 말려 볶은 후 기름을 짜면 상당량의 기름을 얻을 수 있다.

　이 기름은 염증이 심한 신장염이나 심장병으로 부종이 있을 때, 무릎에 물이 차는 관절염, 신경통, 임산부의 부종에도 요긴하게 사용한다. 민간에서는 열매를 건조하여 염증과 해독, 이뇨, 각종 통증, 월경통에 사용한다.

　으름덩굴 줄기는 목통(木通)이라고 부르며 한약재로 사용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막힌 것을 뚫어주어 시원하게 통하게 하는 나무이다. 줄기에는 강한 항염증작용을 하는 올레아놀산 배당체가 들어 있다.

　신장염·심장병·임신으로 인한 부종,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등에 줄기를 달여 마시면 씨보다 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임산부의 부종에는 목통과 향부자·모과·귤피·자소엽·감초·생강을 넣고 달여 물처럼 연하게 마시면 좋다.

　<지리산약초학교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