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비닐하우스·축사·버섯재배사 등 환기가 잘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는 농업인들에게는 호흡기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호흡기질환 예방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양대 산학협력단 농업안전보건센터의 호흡기질환 교육 현장을 찾았다.



　“하우스에서 일하실 때 코가 막히고 콧물이 많이 나오죠? 검사 결과를 보니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으시네요. 비닐하우스에선 수시로 환기를 하고 농약을 칠 땐 마스크를 꼭 착용하세요.”

　15일 경기 평택시 서탄면 금각1리 마을회관. 널찍한 방 안에는 10여명의 주민이 마치 성적표를 받는 학생들처럼 마음을 졸이며 대기하고 있었다. 한양대 산학협력단 농업안전보건센터(이하 ‘센터’·센터장 이수진) 의료진이 지난번 방문 때 실시한 호흡기질환 검사의 결과지를 나눠준 것. 이 마을에는 비닐하우스에서 오이·호박을 재배하거나 축산을 하는 농업인들이 많아 호흡기질환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의료진은 폐기능 검사, 피부 반응 검사, 흉부 엑스레이 검사 등에 대한 결과를 설명하고 예방 및 치료법을 알려주는 한편 호흡기질환에 대한 안내 책자도 나눠줬다.

　30여년 동안 축산업에 종사해온 박현순씨(55)는 “기침을 해도 항상 목에 뭔가 걸려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검사를 받은 뒤 환기에 더 신경을 쓰고 목에 좋은 건강식품을 먹었더니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의료진은 호흡기질환에 대한 교육도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영상 자료를 통해 만성폐쇄성폐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을 설명한 뒤 농작업 시 주의할 점 등을 알려줬다.

　권순찬 센터 팀장은 “겨울철에는 실내외 기온차가 크고 환기가 어려워 호흡기질환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청결한 작업 환경을 유지하는 한편 수시로 검진을 통해 호흡기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2013~2014년 경기도 내 1143명의 농업인에 대해 이 같은 호흡기질환 검사를 실시했다. 1차 현장조사 후 호흡기질환 고위험군으로 선정된 216명에 대해서는 정밀 폐기능 검사, 흉부 CT 검사, 기관지반응 검사 등을 실시한 뒤 추적관리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센터는 농약·분진·유해가스·세균 등 농작업 환경 유해요인과 호흡기질환의 인과관계를 구명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수진 센터장은 “호흡기질환의 예방 및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전국 센터들 간 네트워크를 통해 호흡기질환 감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2-2220-4278, hycash.or.kr

　평택=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