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회사 동료나 지인들과의 송년모임이 잦은 연말연시는 일년 중 체중 관리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때이기도 하다. 송년회의 주 메뉴는 고기와 술이다. 그런데 고기를 배불리 먹고 나서도 ‘밥배’는 따로 있다며 된장찌개나 냉면을 먹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반대로 안주는 거의 입에 대지 않고 술만 마시면 ‘술배’가 안 생긴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과연 ‘밥배’는 따로 있고 안주를 안 먹으면 ‘술배’가 생기지 않을까?



　◆고기를 먹은 후 밥이 당기는 이유=인간의 뇌는 아주 똑똑해서 단백질·탄수화물·지방 등의 3대 영양소가 충족되면 식욕이 낮아지나 이들 중 어느 한가지만 부족해도 계속해서 음식을 원한다. 그래서 고기를 먹어 단백질과 지방이 충족됐지만 탄수화물이 부족해 밥이나 냉면을 찾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고기는 먹지 않고 탄수화물만 먹어도 단백질이 충족될 때까지 음식을 먹게 된다. 흔히 라면 등의 가공식품을 즐겨 먹다가 탄수화물에 중독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 몸이 단백질 등의 영양소를 원하는 탓도 크다. 가공식품은 한가지 영양소가 집중돼 있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우리 몸이 요구하는 영양소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이 3:2:1이 되도록 자연식품을 골고루 먹는 게 바람직하다. 가공식품과 달리 자연식품에는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는데, 100ｇ 기준 백미에는 단백질이 5ｇ, 현미에는 12ｇ이나 들어 있다. 밥만 많이 먹어도 필요한 단백질 일부를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술배의 원인=술을 좀 마실 줄 안다는 주당들은 술배의 원인이 안주에 있다고 흔히 말한다. 그러면서 맥주는 살이 찐다며 소주를 즐겨 먹는다. 하지만 어느 술이든 많이 마시면 살이 찌고 술배가 생긴다. 탄수화물 1ｇ은 4㎉, 지방 1ｇ은 8㎉인데 술의 주요 성분인 알코올은 1ｇ당 무려 7㎉에 달한다. 술을 마시는 것은 기름을 마시는 것과 다름없다.

　이는 주종에 관계없이 모두 해당된다.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지만 탄수화물이 많아서, 소주나 양주는 탄수화물은 없지만 높은 도수만큼 칼로리가 높아 마시면 살이 찐다.

　게다가 알코올은 안주를 먹는 족족 술배로 탈바꿈시키는 데 일조한다. 우리 몸 안에서 독성물질로 인식되는 알코올은 최우선적으로 분해돼 에너지로 쓰이고 남은 것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자연히 술과 함께 먹은 안주는 후순위로 밀리면서 에너지로 쓰이지 않고 그대로 내장에 지방으로 축적된다.

　술안주로 가장 사랑받는 삼겹살이나 치킨(통닭) 등의 기름진 음식은 뱃살을 더욱 찌울 뿐이다. 연말을 맞아 적당량의 술을 즐기되 안주로는 과일과 채소를 추천한다. 체중관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알코올 분해에 필수인 수분도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