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농업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근골격계질환은 반복적인 작업이나 부적절한 자세로 인해 어깨·허리·다리 등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농업안전보건센터는 근골격계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대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의 허리질환 예방사례를 통해 근골격계질환의 예방법을 알아본다.



　4일 오전 10시, 강원 춘천시 신북읍 지내1리마을회관에는 커다란 공을 하나씩 실은 차들이 속속 들어온다.

　이날은 강원대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이하 ‘센터’·센터장 백소라)의 ‘허리근력 강화 운동프로그램’ 교육이 있는 날.

　색색의 짐볼(gym ball)을 들고 차에서 내린 여성농업인들은 “집에서도 운동하려고 짐볼을 갖고 다닌다”며 마을회관에 들어선다. 이어 춘천시생활체육회 김은주 강사가 도착하자 수업이 시작된다.

　“지난번에 배운 동작 집에서 해보셨어요? 짐볼 위에 앉아 있기만 해도 허리가 펴지는 거 아시죠? 허리질환을 예방하려면 허리 주변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김 강사는 짐볼에 앉아 몸을 튕기는 바운스 운동, 짐볼 위에 일자로 엎드리기, 누운 채로 엉덩이 들어올리기 등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동작들을 선보인다.

　“아야야!” “아이고 힘들어~” 하면서도 곧잘 따라하는 교육생들의 이마엔 어느새 땀이 송송 맺혀 있다.

　“7~8년 전부터 척추협착증으로 허리가 너무 아팠는데, 이 운동을 한 뒤로는 허리가 펴지고 덜 아픈 것 같아요.” 교육이 끝나자 토마토농사를 짓는 김현순씨(58)가 환하게 웃으며 얘기한다.

　주3회 8주(총 24회) 단위로 진행되는 허리근력 강화 운동프로그램이 이처럼 농업인들의 호응을 얻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센터의 재활의학과 교수들이 스포츠과학과 전문가들과 함께 허리근력 강화 효과가 높은 동작으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또 센터는 올 초 춘천시 2개 마을에 시범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적용하면서 대조군 2개 마을과 비교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운동프로그램을 적용한 2개 마을에서는 운동 전에 비해 허리 근력이 43% 향상되고, 허리 통증은 33% 감소했다.

　그러나 운동프로그램 없이 이론강좌만 실시한 2개 마을의 경우 허리 근력은 7% 향상되고, 허리 통증은 2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센터는 현재 지내1리와 함께 양구군 동면 팔랑리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백소라 센터장은 “도농업기술원·시군농업기술센터가 마을을 선정하고 강원도생활체육회가 강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역의 기관들과 연계해 프로그램의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농업인 1027명을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하는 등 허리질환과 농작업과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033-251-9011, www.kwfarm.org.

　춘천=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