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햇볕에 얼굴이 그을려도, 쪼그려 앉아 일하다 허리가 굽어도 그러려니 하고 참는 농업인들이 많다. 농작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거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업은 국제노동기구(ILO)가 광업·건설업과 함께 3대 위험산업으로 규정했을 정도로 각종 질병과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직업이다. 따라서 안전한 농작업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은 농업인들에겐 필수 과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작업 관련 질환의 조사·연구 및 예방교육을 담당하는 ‘농업안전보건센터’를 전국 7곳에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농업안전보건센터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 센터를 통해 농업인들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전국 7곳에 농작업질환 전담기관 생겨

　영농현장은 안전의 사각지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복적인 작업에 따른 근골격계 질환, 농약·유기분진에 의한 피부 질환, 야외작업으로 인한 자외선 및 온열 질환, 실내작업(하우스·축사)에 따른 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환과 사고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업 분야의 재해율은 산업 전체 재해율의 두배가 넘는다. 또 근골격계 질환 등의 유병률도 농업인이 일반인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농촌의 의료여건이 열악한데다, 농작업 질환에 대한 연구나 예방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농업인의 직업성 질환을 연구하고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 농업안전보건센터다.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2013년 전국 대학병원·의과대학·연구소 등 5곳이 농업안전보건센터로 지정됐다. 이어 올해 2곳이 추가로 지정돼 현재 7개 도에 농업안전보건센터가 운영되고 있다<표 참조>.



　◆농작업 질환 연구 및 예방 교육 활발

　농업안전보건센터의 주된 역할은 농작업 질환의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예방과 치료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센터별로 각각 주요 질환을 주제로 정해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지역 농작업 질환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들 질환과 농작업 형태의 상호 관련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또 농작업 질환의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방법, 안전한 농작업 환경 관리에 대한 교육과 홍보사업도 진행한다. 특히 농업인에 대한 교육과 홍보는 도농업기술원·시군농업기술센터·보건소 등 지역의 관련 기관과 연계해 실시하고 있다. 11월 말까지 전국 7개 센터에서 실시한 133회의 예방교육에 참여한 농업인은 8180여명에 이른다.

　이시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장은 “내년에 센터 1곳을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라며 “센터의 질환별 연구 결과를 전국적으로 공유함으로써 농작업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044-201-1574.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