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니 몸이 점점 움츠러든다. 그렇다고 몸속 장기들까지 둔해진다면 곤란하다. 특히 소화와 배설을 책임지는 위와 장은 우리 몸의 컨디션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침에 볼일을 잘 봐야 하루가 개운하다. 그렇지 못하면 당장 심한 불편을 느낄 뿐 아니라 대장에 각종 노폐물이 쌓여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굳거나 단단한 대변을 보거나, 배변 횟수가 한주에 세번을 넘지 않으면 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쓰이는 약이 바로 변비약(하제)이다. 많은 변비환자들은 당장이라도 변을 보겠다는 급한 마음에 약을 찾게 되지만, 자신의 증상을 살피지 않은 채 오·남용에 빠지는 일이 잦다.

　변비약에는 여러 성분이 들어 있는데, 변을 묽고 연하게 만들어주거나 장의 움직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형태별로 보면 항문에 직접 주입하는 액체인 관장약을 비롯해 알약·과립·시럽 등이 있다.

　관장약은 글리세린이 주된 성분으로, 대장 속에 있는 물을 끌어당겨 딱딱해진 변을 부드럽게 해준다. 변비약 가운데 가장 효과가 좋지만 의존성이 심하므로 꼭 필요한 때에만 사용해야 한다.

　장 속의 수분함량을 높여주는 <마그밀> <신일엠> 등의 알약도 관장약과 같은 기능을 한다. 주성분인 수산화마그네슘은 속쓰림을 완화해줘 위장약으로도 널리 활용된다. 다른 변비약에 비해 순한 편이라 비교적 장기간 복용할 수 있다. 반면 탈수작용이 있어 물을 많이 마셔야 하고, 신장이 나쁜 경우 마그네슘 수치가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럽 형태의 변비약인 <듀파락> <모니락>도 대변을 묽게 해준다. 이들 약은 장기간 복용이 가능하지만, 락툴로오스라는 탄수화물 성분이 함유돼 있어 당뇨병 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과립 형태의 변비약인 <아락실> <무타실> <변락> 등은 차전자 껍질 등의 식이섬유가 주된 성분이다. 섬유질은 물을 흡수해 대변을 부풀게 만들면서 자연적으로 장운동이 되도록 도와준다. 효과가 강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안전해 소아·임신부·고령층에게 자주 쓰인다.

　먹는 변비약 가운데 효과가 가장 빠른 것은 <둘코락스> <비코그린> 등의 알약이다. 이들 변비약에는 비사코딜과 센나 열매처럼 대장의 신경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과도하게 사용하면 약에 의존해야 변을 볼 우려가 있고 장기간 복용하면 설사, 체중 감소, 골연화증, 대장기능 약화, 비타민·미네랄 결핍증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므로 1주일 이상 연속사용을 피해야 한다.

　특히 비사코딜 성분의 변비약은 위에서 분해되면 위점막을 자극하거나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어 장에서 분해되도록 나온 제품이 많다. 그러나 이를 제산제 등의 위장약 또는 우유와 복용하면 위에서 분해돼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된다.

　종일 배가 묵직하면 몸과 마음 모두가 불편하다. 변비약에 의존하기보다는 물을 많이 마시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섬유질이 많은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장건강을 유지하는 기본적인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