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가을이 다가오니 여기저기서 코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가 계속되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잦아서다. 꽃가루 등으로 인해 두드러기도 종종 생긴다.

　인체의 코와 피부의 점막, 기관지 등에는 통통하게 생겼다고 이름 붙여진 ‘비만세포’가 있다. 이 세포에는 히스타민이란 물질이 들어 있다. 히스타민은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의 공격을 받으면 대량으로 분출된다.

　히스타민이 과다하게 나오면 우리 몸은 고통을 호소한다. 비염, 기침(천식), 두드러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러한 증상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이 바로 항히스타민제다. 항히스타민제는 효능이 다양해 여러 약에 사용된다. 콧물과 재채기를 막아줘 감기약에 첨가되고, 가려움을 덜어줘 결막염약이나 습진약에도 쓰인다. 코감기약 <액티피드> <콘택골드>, 알레르기약 <지르텍>(사진) <클라리틴> 등 먹는 약 외에도 안약인 <아이필> <모아쿨>, 피부에 바르는 약 <계안> <써버쿨>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항히스타민제는 우리가 자주 접하는 약이지만 입마름, 식욕증가, 졸림, 집중력 저하 등 부작용도 많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이 졸음이다. 운전이나 정밀한 작업을 할 경우는 항히스타민제의 함유 여부 또는 함량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한편 이런 진정작용 때문에 <슬리펠> <쿨드림> 등 수면유도제로 쓰이기도 한다.

　항히스타민제에는 ‘클로르페니라민’이라는 성분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데, 거의 모든 종합감기약과 코감기약에 들어 있다. 이 성분은 녹내장, 전립선 비대가 있거나 낙상의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신중한 사용이 필요하다. 졸음을 완화하기 위해 <판콜> <판피린> 등 마시는 감기약에는 각성제인 카페인을 넣을 때도 많다. 불면증, 가슴 떨림, 흥분 등의 일시적 부작용이나 위장장애, 중독 등의 만성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줄인 2세대 항히스타민제인 <지르텍> <클라리틴> 등이 나왔지만 부작용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실제로 많은 종류의 항히스타민제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코막힘 증상을 가라앉혀주는 약의 경우 혈관수축제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상승, 어지러움, 두통 등이 생길 수 있어 구입 전 성분에 대해 미리 물어볼 필요가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치료제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증상을 경감시켜줄 뿐이다. 알레르기의 원인을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병원치료가 필요하며, 항히스타민제 외에도 다른 종류의 약을 써야 치료가 가능할 때가 많다. 항히스타민제를 너무 오랫동안 복용하면 효과가 점점 떨어진다. 그때는 여러 종류의 항히스타민제를 함께 복용하거나 더 효능이 강한 <타리온> <아젭틴> <에바스틴> 등을 처방받기도 한다.

　알레르기 증상은 우리 몸이 스스로를 지키려고 외부물질을 내보내는 ‘물청소’이다. 충분한 휴식과 고른 식생활, 깨끗한 생활환경을 유지할 때 알레르기 증상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