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가을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재채기, 물처럼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을 동반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그것이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봄철에 발생이 많다는 속설과 달리 9월에 가장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 이를 흔한 감기로 여기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알레르기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반복적으로 좁아지는 만성호흡기질환인 기관지천식으로 악화되기까지 한다. 기관지가 좁아져서 숨이 차고, 기침과 가래가 계속되며,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가슴이 조이는 듯 답답해진다.

　

　◆꽃가루·진드기 등이 유발

　두 질환 모두 질병을 유발하는 물질을 만나면 증세가 발생한다. 집먼지진드기를 비롯해 꽃가루,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의 비듬, 곰팡이, 바퀴벌레 등이 대표적이다. 가을에는 돼지풀·쑥 등의 꽃가루가 원인이 된다. 먼지, 매연, 담배연기, 음식을 만들 때 발생하는 가스는 증상을 악화시킨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다섯명 중 한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병이며, 부모 모두가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 자녀의 75%에게 유전된다. 주로 아침에 재채기와 함께 콧물이 나오고, 가려운 눈과 코를 비비다 아침부터 벌건 눈으로 돌아다니게 된다.

　성인 중 5%가 앓는 천식은 유전병은 아니지만 환자의 자녀들은 발병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기침만이 유일한 증상인 기침형 천식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밤 또는 이른 새벽, 추운 날과 운동 후에 고통이 더욱 심하다.



　◆피부반응·항체 검사로 원인 파악

　이들 질병의 상태를 진단하고,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검사를 실시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코 내시경검사, 코 점막검사를 통해 비염의 정도를 확인한다. 천식은 폐기능검사를 통해 숨길이 좁아져 있는 정도를 판단하고, 기관지유발 시험을 통해 기도과민증의 유무와 그 정도를 진단할 수 있다.

　피부반응검사, 항체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게 된다. 피부반응검사는 환자의 등이나 위팔 피부에 여러 가지 원인 물질이 포함된 소량의 시약을 놓고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항체검사는 혈액 속의 알레르기 항체의 총량과 특정한 항원에 대한 특이 항체들의 양을 알아볼 수 있다.



　◆환경관리·약물치료 함께 받아야

　증세개선을 위해서는 집 안 청소와 적절한 환기가 필수적이며, 침구 관리를 비롯한 실내 주거환경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또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가을과 봄철, 대기오염이나 황사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야외활동이 불가피하다면 마스크를 하는 것이 좋다.

　약물은 꾸준히 사용하면 증세를 크게 완화시켜 준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항히스타민제와 스프레이형 스테로이드제로 재채기, 콧물, 가려움증 등을 줄일 수 있다. 코막힘 증상은 수술로 크게 개선된다.

　천식은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항염증제를 사용해 천식 발작과 폐기능 저하를 막아야 한다. 증상에 따라 기관지 확장제나 기타 항천식 약물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원인물질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경우 면역주사를 맞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매주마다, 나중에는 매달 한번씩 최소 3년에서 수년을 지속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유삼<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조유숙<〃 알레르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