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민족 대명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추석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가 풍성한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엇이든 과하면 탈이 난다고 했다. 추석만 되면 평소보다 많이 또는 급히 음식을 먹어 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체(滯·체증)는 한마디로 소화불량이다. 체하면 대개 배에 가스가 차거나 구토를 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이때 찾는 것이 소화제다.

　먼저 각 가정에 하나쯤 있는 알약 형태의 소화제는 대부분 ‘판크레아틴’이라는 소화효소를 주성분으로 한다. 판크레아틴은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테아제’ 이 세 가지가 합쳐진 복합성분이다.

　그런데 소화제에 이 같은 소화효소만 들어 있다면 소화에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뿐 소화불량에 동반되는 가스나 구토 증상까지 완화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보통 가스제거제나 위운동조절제 등의 성분도 포함하고 있다.

　음식물이 위에 오래 머물면서 발효되면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때는 시메티콘 등의 가스제거제 성분이 포함된 소화제(<훼스탈> <베아제> 등)를 복용하면 좋다. 또 위장의 기능이 좋지 않아 구토를 하거나 메스꺼움이 느껴질 때는 메토클로프라미드 등 위운동조절제 성분이 포함된 소화제(<맥펠골드> <쿨판> 등)가 필요하다.

　마시는 형태의 소화제(<생록천> <속청> 등)를 찾는 사람도 많다. 마시는 소화제는 보통 감초·계피·회향·정향·창출·고목·진피·육두구 등의 생약이 주성분으로 위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탄산까지 들어 있는 제품(<까스활명수> 등)은 위운동을 더욱 활발히 하고 청량감을 준다.

　하지만 허약한 사람이 갑자기 격한 운동을 하면 온몸이 쑤시듯, 원래 위가 약하거나 위산 과다분비 환자의 경우에는 마시는 소화제가 지나친 자극이 되므로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마시는 소화제는 과식이나 단순 소화불량에 아주 가끔 사용해야 하며 위장병이나 만성 소화불량을 앓고 있는 사람은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같은 이유로 탄산이 많이 함유돼 있는 콜라나 사이다를 소화제 용도로 자주 마시면 안 된다.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거나 술을 과하게 마셔 속이 쓰린 경우에도 소화제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때는 소화제가 아니라 속쓰림의 원인인 위산을 중화하는 제산제(<속시나제> <겔포스> 등)를 복용해야 한다. 알약·현탁액·과립제 등 여러 형태가 있다. 다만 제산제는 다른 약과 동시에 복용하면 약물의 흡수가 방해되고 과다 복용할 경우 변비나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