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몸은 따뜻하게=사람의 체온은 아침에 가장 낮았다가 낮 동안 높아져 저녁에 최고에 이른 후 밤새 내려간다. 그 폭은 1℃에 불과하지만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낮시간에는 체온이 높아야 활동하기에 좋고, 밤에는 서서히 떨어져야 잠들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더위가 밤까지 이어지면 체내의 열이 제대로 발산되지 못해 체온이 좀체 내려가지 않는다. 더구나 낮시간에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쐬거나 찬음식을 많이 먹으면 저체온 상태가 돼 24시간 주기의 체온리듬이 깨진다. 한여름에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느는 이유다.
여름밤 숙면을 위해선 몸을 따뜻하게 해 체열을 발산함으로써 체온을 떨어뜨리라는 게 수면전문의들의 충고다. 한낮에 덥더라도 찬음식·찬바람을 너무 가까이하지 말고, 체온이 가장 높은 초저녁에 가벼운 운동으로 땀을 조금 내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체온이 원활하게 내려가 쉽게 잠들 수 있다. 찬물 샤워는 금물. 당장은 시원하지만 수축했던 피부 혈관이 팽창하면서 열이 난다.
◆방은 서늘하게=잠들기 가장 좋은 환경은 온도 20~22℃, 습도 50~60%다. 후텁지근한 날에는 미리 에어컨을 틀어 실내를 서늘하게 만드는 게 좋다. 그런 다음 잠자리에 들어 에어컨을 끄거나 1시간 이내로 타이머를 맞춘다. 선풍기를 틀 때도 발치에 놓고 1~2시간 내에 꺼지게 하되, 바람이 얼굴에 닿지 않게 한다.
침구도 수면에 큰 영향을 준다. 신홍범 코모키수면의원 원장은 여름밤 숙면을 위해 가볍고 시원한 침구의 사용을 당부하며 “특히 베개는 통기성 좋은 소재라야 머리의 열을 낮춰 잠드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쾌적한 수면을 위해 한낮에 집이 너무 뜨거워지지 않게 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차광커튼으로 햇볕을 가리거나, 집 주위에 물을 뿌리거나, 창가에 식물을 두고 키우면 에어컨을 오래 켜지 않고도 실내온도를 낮출 수 있다.
◆속은 가볍게=저녁식사는 간이 싱겁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천천히 먹는다. 씹는 횟수를 세면서 꼭꼭 씹어 먹으면 신경을 안정시키는 세로토닌 호르몬이 분비돼 숙면에 도움이 된다. 식사시간은 20분 이상으로 충분히 하되, 늦어도 잠들기 2시간 전까지는 마친다.
맵고 짠 음식, 튀김·볶음처럼 기름을 많이 쓴 음식은 신경을 자극하므로 피한다. 특히 야식으로 피자·치킨 같은 고열량 음식을 먹으면 밤새 소화기가 일을 하느라 숙면을 못 취한다.
잠들기 전 맥주 한잔은 어떨까? 소량의 알코올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제는 조금만 마시기가 쉽지 않다는 것. 허정원 자미원한의원 원장은 “특히 맥주는 이뇨작용 때문에 화장실에 자주 가느라 잠이 달아난다”며 “여름에는 카페인이나 알코올 대신 제철 과일을 충분히 먹어야 피로를 이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참고자료=<머리가 좋아지는 수면>(신홍범 지음, 북뱅크),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기술>(다나카 히데키 지음, 〃)
손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