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여름철만 되면 피부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강한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되는 데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 각종 세균이 쉽게 번식하기 때문이다. 야외활동이 잦고 노출이 많은 여름철 발생하기 쉬운 피부 질환을 알아본다.

　

　◆일광 피부염…햇볕 피해야=여름철 강한 햇볕은 피부의 적이다. 피부를 태우고 주름을 만들어 노화를 촉진시키는 것은 물론 염증까지 일으켜 괴롭히기 때문. 햇볕에 노출된 부위에 오톨도톨한 구진이 생기며 가려움이 동반되는 일광 피부염은 노출 부위에 국한돼 나타나기도 하고, 전혀 엉뚱한 곳에 이유 없이 생기기도 한다.

　일광 피부염은 햇볕만 받았다고 생기는 경우는 드물며 보통 다른 병의 치료를 위해 약을 먹었을 때나, 화장품에 함유된 어떤 물질이 햇볕과 광화학작용을 일으켰을 때 발생한다. 강압이뇨제나 설파제가 주범이며, 고혈압 환자가 약을 먹고 햇볕을 쬔 뒤 이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예가 흔하다. 일광 피부염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햇볕을 차단해야 하며,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접촉성 피부염…긁으면 안돼=자연 속에서 신체를 많이 노출하는 여름철에는 곤충에 물리거나 꽃가루 등이 묻어 생기는 접촉성 피부염이 많이 나타난다. 풀에 스치거나 벌레에 물려 가려운 것이 접촉성 피부염의 초기 증세. 독나방인 노랑나방의 날개 밑에 붙어 있는 가루나 애벌레의 독침이 피부에 닿아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증상은 가려움증에 이어 붉은 반점이 생기며, 결막염이나 목에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가려우면 대개 자기도 모르게 긁게 되지만 절대로 긁거나 문질러서는 안 된다.

　야외에서 갑자기 가려울 때에는 시원한 물로 그 부위를 부드럽게 씻어내면 가려움이나 통증이 반감된다. 그러나 초기에 한번을 제외하곤 물이나 비누로 자주 씻지 말아야 한다. 대신 스테로이드 크림이나 로션을 하루 2~3회 발라준다.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데, 이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감염성 질환…청결이 중요=여름이면 엄마 손에 이끌려 피부과를 찾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을 진찰해 보면 대부분 농가진에 걸려 있다. 농가진은 벌레에 물리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가 환부를 긁어 생긴 상처에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이 침투해 생기는 피부병이다. 3~13세의 어린이에게 흔한 이 병은 물집이 생기면서 빨갛게 번지는데, 조금만 긁어도 물집이 터져 진물이 난다. 농가진은 전염성이 강해 하루 만에 몸 전체로 퍼지며, 다른 아이에게 옮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가 긁지 못하도록 하고 옷·수건·침구 등을 깨끗이 소독해야 한다.

　사타구니에 홍반과 함께 심한 가려움이 동반되는 완선도 여름철 골칫거리다. 완선은 무좀처럼 피부 표면이 곰팡이에 감염된 것으로, 남자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일반 습진에 쓰는 연고를 바르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맞는 약을 처방해야 하며, 증세가 호전된 뒤에도 4~6주 정도 더 약을 발라야 한다.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하지만, 물기를 잘 닦지 않으면 악화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통풍이 잘되도록 하는 등 곰팡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이주흥<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