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왜 걸릴까?=대부분 후천적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며 선천적 원인에 의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후천적 유전자 변이를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석면 등 공업화학물질, 라돈 등 환경방사능, 연소 때 발생하는 발암물질과 폐섬유화증 같은 기존 폐질환 등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력한 위험요인은 흡연이다.
◆담배는 얼마나 관련이 있나?=폐암 발병의 90%는 담배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확률이 20배 이상 높을 뿐 아니라 본인의 가족까지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 담배연기에는 약 4000종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고 이중 발암물질만 60여종에 이른다. 이 발암물질은 몸에 들어가 세포변형을 초래한다. 일부 세포는 자체 복구능력에 따라 정상으로 돌아가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결국 암이 된다.
◆흡연량을 줄이면 도움 되나?=폐암 발병위험은 흡연의 양과 기간에 비례한다. 일반적으로 담배를 하루에 두갑씩 20년간 피운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60~70배 이상 높다. 흡연량을 줄인다고 해서 폐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 단 한개비의 담배도 치명적일 수 있다. 즉, 적당한 흡연량이란 건 없다. 폐암을 예방하고 싶다면 담배를 줄이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완전히 끊어야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신다거나 폐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으로는 폐암 예방에 효과가 없다.
◆전자담배나 가열담배는 덜 해로운가?=전자담배든 가열담배든 ‘몸에 해롭지 않은 담배’는 없다. 이들 담배에는 일반담배보다 화학물질이 적게 들어 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해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몇십년 전부터 저타르·저니코틴 담배가 나왔지만 폐암 발병률이 낮아지지 않았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단 한개비의 담배도 피우지 않아야 폐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리던데?=폐암이 전부 흡연 탓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남성 폐암환자의 약 15%, 여성 폐암환자의 53%는 비흡연자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장기간 석면이나 연소 중 나오는 발암물질에 노출되면 폐암에 걸릴 수 있다. 간접흡연 역시 비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는 주요 원인이다. 담배연기는 흡연자가 내뿜는 주류연(主流煙)과 담배 자체가 타면서 나오는 부류연(副流煙)으로 나뉜다. 간접흡연자는 대체로 부류연을 들이마시는데, 담배 속 일부 발암물질은 주류연보다 오히려 부류연에 짙은 농도로 존재한다.
◆얼마나 금연해야 효과가 있는지?=금연 후 10년이 지나면 폐암 사망률이 흡연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고 15~20년이 흐르면 비흡연자 수준까지 내려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년 넘게 흡연을 한 경우 이미 유전자가 변형됐을 수 있다. 실제로 하루 한갑씩 20년간 담배를 피우면 유전자가 변하기 시작한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한번 변형된 유전자는 담배를 끊어도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담배를 피운 기간이 20년이 넘는다면 지금 당장 금연하고 조기진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 유전자 변형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조기검진 방법은?=흉부 엑스선 촬영이 가장 흔한데, 이 방법으로는 크기가 작은 초기 암은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도 쓰이지만 실행 때 상당한 양의 방사능에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개발된 것이 저선량 흉부 CT다. 크기가 작은 암도 찾아낼 수 있으며, 방사선 노출이 일반 CT의 5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부터는 국가 암검진 시범사업으로 30년간 하루 한갑 이상 담배를 피운 55~74세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
● 한지연 센터장은…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로 폐암 환자를 돌보며, 폐암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및 약물유전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이면서 정밀의학연구부장을 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