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경기 안양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67·여)는 대중없이 몰려드는 손님 때문에 끼니를 거르거나 폭식하는 불규칙한 식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했다. 영업이 끝나면 반주를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그러던 박씨는 2014년 갑자기 찾아온 심한 복통으로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산부인과에 갔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이후 내과에서 변비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다 결국 참을 수 없는 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박씨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대장암에 의한 장폐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대장 스텐트 삽입술을 받으면서 막혀 있던 부위의 묵은 변이 내려가자 속은 훨씬 편해졌다. 병원을 옮겨 본격적인 대장암 관련 검사를 받은 박씨는 에스(S)결장에서 암이 생겼음을 확인했다. 수술로 암을 제거했고,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상황이라 재발 방지를 위해 6개월 동안 항암치료를 실시했다.

　박씨는 투병생활을 하면서 무엇보다 음식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의학적 근거 없이 주변에서 추천하는 음식은 먹지 않았다. 대신 현미밥에 제철 음식, 신선한 과일과 채소·유제품 등을 균형 있게 섭취했다. 남편도 박씨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남편은 병원에서 진행하는 영양교육을 찾아다니고 영양사에게 확인 후 식단을 짤 정도로 열성이었다.

항암의 후유증에서 벗어날 즈음 운동이 중요하다는 의사의 말에 박씨는 남편과 함께 등산을 시작했다. 등산을 하면서 아프기 전보다 더 건강해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가족들과 주말농장도 시작했다. 각종 쌈채소나 토마토같이 손수 기른 유기농 채소를 먹을 수 있고 운동도 하는 셈이니 일석이조였다.

　박씨는 “암도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생각으로 헤쳐나가면 이겨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많은 암환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쁘다고 나라에서 해주겠다는 대장암 검진을 받지 않았더니 결국 암환자가 됐다”며 “건강에 자신 있다고, 나이가 어리다고 자만하지 말고 암검진을 꼭 받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