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자영업자인 최모씨(52·서울)는 사업장을 세개나 운영하느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주말도 없이 일할 때가 많았다. 종종 흡연과 음주는 했지만 체격이 건장하고 운동도 자주 하는 편이라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 이에 국가암검진 대상자라는 안내서를 받아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일쑤였다. ‘아직은 괜찮겠지, 50세가 되면 한번 받아봐야지’라며 막연히 검사를 미뤄온 것.

　그런데 49세이던 3년전 어느 날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종종 ‘신물이 올라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화제를 먹어도 별 도움이 안됐다. ‘혹시 암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들고 이 기회에 종합검진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국립암센터에 개인 종합 암검진을 예약했다.

　검진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위암 2기로 밝혀졌던 것이다. 최씨는 “아프지도 않고 가족력도 없는데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니 억울하고 화가 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암 판정을 받고 한달 뒤 최씨는 위의 40%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시작된 항암화학요법 치료는 수술보다 더 큰 고통이었다. 입맛이 없어 잘 먹지 못하니 눈에 띄게 살이 빠졌다. 또 치료에 대한 두려움으로 우울증 증세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정신건강클리닉의 도움과 가족들의 보살핌 덕분에 6개월간의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암 수술을 받고 3년이 흐른 지금도 최씨는 반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현재로썬 종양이 깨끗이 제거된 것으로 보이지만 검진일이면 특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술과 담배는 완전히 끊었고 매일 운동도 한다.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기 위해 외식은 거의 하지 않고, 끼니는 주로 집에서 해결한다. 예전보다 업무량도 줄였으며 아무리 바빠도 휴식시간은 꼬박꼬박 챙긴다.

　최씨는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 건강검진 전도사로 통한다. 틈만 나면 “위암검진은 아프지 않을 때 미리 받아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나 역시 6개월만 일찍 검진을 받았더라면 고통스러운 항암치료 과정은 거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단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