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치매를 완치하는 방법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 치매치료는 근본적인 원인 해결보다는 증상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치매환자는 보통 사망 3~5년 전부터 심각한 장애 상태에 빠지는데,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그 기간을 1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환자의 존엄성을 되도록 오래 유지하고 보호자의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 치매치료의 궁극적 목표인 것이다. 현재 쓰이는 치매치료법을 알아본다.

　◆약물로 알츠하이머 진행 늦춰=치매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이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과도하게 만들어진 병적 단백질이 뇌에 침착되면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약물치료를 통해 병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정상인은 뇌의 신경세포에서 기억력을 유지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는 아세틸콜린 분비가 현격히 줄어든다.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계통의 약물은 치매로 인해 저하된 아세틸콜린 농도를 증가시켜 뇌의 인지기능을 향상시켜준다. 이 약물치료의 효과는 특히 발병 초기와 중기에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루타메이트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학습 및 기억능력이 떨어진다. 단백질복합제(NMDA) 수용체 길항제는 글루타메이트와 결합하는 NMDA 수용체를 억제함으로써 치매 진행을 막아준다.

　◆항우울제 등으로 정신행동증상 치료=치매는 인지장애와 더불어 여러가지 정신행동증상을 동반한다.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과도한 의심을 하는 편집적 행동을 보이는 것이 일례다. 이러한 정신행동증상은 보호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는데, 치료에는 주로 항정신병제·항우울제·항불안제 등의 약물이 쓰인다.

　항정신병 약물은 망상·환각 등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경우나 심각한 초조와 공격성을 띠는 환자에게 투여한다. 항우울제는 우울증·초조·불안·불면 등의 증상을 보일 때, 항불안제는 불안·수면장애·공격성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한다. 초조와 공격성이 매우 심한 경우 또는 드물지만 기분이 고양된 상태가 지속되는 조증(躁症)에는 항경련 약물이 쓰이며, 약물은 환자 상태에 따라 병합해 쓰기도 한다.

　◆비약물적 운동·인지훈련 병행해야=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나 초기 치매 단계에서는 약물치료와 운동·인지훈련 등의 비약물치료를 함께 진행해야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은 노화로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이 제한된 치매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치료 중 하나다. 운동능력이 떨어지면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몸뿐만 아니라 인지능력도 훈련을 통해 단련할 수 있다. 치매환자는 과거의 정보·사건은 곧잘 떠올리지만 현재의 일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인식훈련은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해 현재 자신과 주변환경에 대한 사실을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회상치료는 치매환자가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해 뇌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 훈련을 지속하면 기억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책·사진·동영상 등을 활용하면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된다.

　음악을 이용한 방법도 있다. 심리치료의 일환인 음악치료는 치매환자의 사회성 증진에 효과적이다. 즉흥연주·공연·작곡·작사·음악감상 등의 활동은 환자의 긴장을 풀고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다. ◇도움말=중앙치매센터

　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