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50세 이상 국민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 치매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10분에 한명씩 새로운 치매환자가 생겨나고 있다. 현재 치매환자수는 모두 70만명에 달하고 7년 후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의 하나로 65세 이상 인구 10명 가운데 1명, 80세 이상은 4명 중 1명이 이 병을 앓고 있다. 문제는 국민 대다수가 80세 넘게 장수하는 상황이어서 치매위험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에 비해 고령자 비율이 높은 농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치매는 기억력·언어능력·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져 스스로 일상생활을 해나가기 어려운 병이다. 원인질환은 100가지가 넘는데 알츠하이머병이 전체의 60~70%로 가장 흔하고, 뇌혈관질환에 의한 혈관성치매가 15~20%로 두번째에 달한다. 이밖에 루이소체병이나 파킨슨병 등의 뇌질환에 의한 치매가 10~15%를 차지한다.

　원인질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치매는 완치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식습관 같은 생활태도 개선만으로도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치매센터는 ‘3·3·3 치매예방수칙’을 개발해 권장하고 있는데, 이를 잘 실천하면 치매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3·3·3 치매예방수칙은 운동·독서 등 권장사항 3가지, 절주·금연 등 금지사항 3가지, 건강검진·주변과의 소통 등 실천사항 3가지를 담고 있다. 수칙 모두 일상생활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들로, 특히 꾸준한 운동과 뇌훈련은 치매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일정하게 즐기는 운동이 없다면 하루 1~2회 정도 중앙치매센터에서 개발한 ‘치매예방체조’를 따라해보는 것도 좋다. 이 체조는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더불어 평소 머리 쓸 일이 딱히 없다면 중앙치매센터가 개발해 <농민신문>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두근두근 뇌운동’을 따라해볼 만하다. 이 프로그램은 뇌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돼 있다. ‘3·3·3 치매예방수칙’ ‘치매예방체조’ ‘두근두근 뇌운동’은 여러 전문가의 심의를 거쳐 탄생했으며 구체적인 시행방법은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앞세워 다양한 관련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치매로 인한 고통을 해결하려면 국가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부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치매 없이 100세까지 살아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기웅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 정신과학교실 및 자연과학대학 뇌인지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장을 맡아 치매예방과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한민국을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연구·교육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