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요즘 같은 날씨에 집에만 있기는 아쉽다. 어디로든 나가 푸른 자연을 만끽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 그런데 이때 주의할 점이 눈과 피부의 건강이다. 5~6월은 한해 중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기다. 한여름인 7~8월은 온도는 높지만 날씨가 습해 자외선량이 오히려 5~6월보다 적다. 자외선은 몸에 이로운 점도 있지만 과하면 눈과 피부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눈 보호 위해 선글라스 착용 필수=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진공자외선(Vacuum UV), 자외선 A, 자외선 B, 자외선 C로 나뉜다. 이중 자외선 A와 B는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할 수 있는 위험한 광선이다. 특히 물이나 모래 같은 반사체가 즐비한 휴가지에서는 자외선의 양 또한 증가한다.

　눈이 갑자기 많은 양의 자외선을 받으면 각막이 손상돼 통증, 눈부심, 눈물 흘림, 결막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같은 증상은 대부분 자연치유되지만 한번 손상된 각막의 질환은 재발할 우려가 높다. 자외선은 일종의 화상인 광각막염의 주요 원인이다.

　이밖에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백내장·황반변성·망막염 등도 유발하는데 당뇨병 환자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다섯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우선 자외선 지수가 높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경우는 선글라스 착용이 필수다. 이때 주의할 점은 색이 너무 짙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상웅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짙은 선글라스를 쓸수록 동공도 확대된다”면서 “렌즈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다면 커진 동공으로 더 많은 자외선이 투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글라스를 구입할 때는 제품 라벨에 ‘자외선(UV) 차단’ 표시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착색 농도도 중요하다. 높을수록 활동이 불편해질 수 있다. 문 교수는 “착색농도 80% 정도에, 썼을 때 눈동자가 희미하게 보이거나 신호등을 구별할 수 있는 제품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피부 건강에는 자외선 차단제가 효과적=그을린 살갗은 때때로 건강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실제로 적당한 햇볕은 혈액순환과 비타민 D 합성을 촉진한다. 그러나 지나친 자외선은 피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자외선 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피부 노화, 기미, 주근깨 등을 유발한다. 자외선 B는 피부 표피까지만 들어오지만 자외선 A보다 1000배가량 강해 일광 화상, 피부 노화, 피부암 등의 원인이 된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질환을 예방하려면 헐렁한 옷을 입는 게 좋다. 몸에 딱 붙으면 옷감 사이로 자외선이 침투할 수 있다. 모자도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되는데, 흔히 쓰는 야구모자는 등과 목을 보호할 수 없다. 가급적 챙이 넓은 모자(10㎝ 정도)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

　외출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자외선 B 차단지수(SPF·Sun Protection Factor)와 자외선 A 차단지수(PA·Protection of UV-A)가 적혀 있다. SPF 뒤에 따라오는 숫자(n)는 피부에 닿는 자외선 B의 양이 n분의 1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즉 SPF 30을 바르면 피부에 닿는 자외선 B의 양이 안 발랐을 때의 3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다. PA는 PA+, PA++, PA+++ 등으로 표기한다. +가 한개면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을 때에 비해 자외선 A 차단확률이 2~3배, 두개면 4~7배, 세개면 8~15배로 높아진다.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는 햇볕에 노출되기 30분 전에 미리 바르고,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야 효과적”이라며 “보통 여름철에는 SPF 가 최소 15 이상 되는 것을 사용하면 되는데, 자외선에 민감하다면 SPF 30 이상의 제품을 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