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농경사회였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런데 농사일은 무릎에 부담을 주기 쉽다. 다른 관절에 비해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무릎관절을 자주 구부리고 펴야 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일도 잦다. 이러한 동작은 무릎 주위의 연골 및 연골판, 이른바 물렁뼈라는 부위에 부담을 줘 통증을 유발한다. 게다가 동양인의 무릎관절은 선천적으로 ‘O자’형이어서 압력에 취약하다. 여기에 비만·외상 등 추가적인 원인까지 더해지면 50대 초반부터 무릎통증을 달고 살 수 있다.

　무릎의 퇴행성 변화는 연골 및 연골판이 닳으면서 시작된다. 완충작용을 하는 구조물이 소실되면서 관절 간격이 점차 좁아진다. 이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결국 관절 손상으로 이어진다. 증상은 주로 무릎 뒤쪽에서부터 나타나는데 이 시기 치료의 목적은 더이상의 진행을 막는 데 있다. 특히 통증·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관절염이 빠르게 악화되므로 방치하지 말고 진통소염제나 물리치료 등으로 적극 대처해야 한다. 혹자는 관절을 되도록 쓰지 말고 아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오히려 운동으로 주변 근력을 강화해주는 것이 관절 건강에 이롭다. 다만 심하게 구부리는 동작이나 경사 운동은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관절치료법 중에는 관절액 유사성분을 주사해 윤활제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는 염증을 유발하거나 관절파괴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연 2회 정도만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밖에 줄기세포, DNA 주사 등 그럴싸한 치료법이 많지만 이러한 방법에는 한계가 있으며 가격에 비해 효과도 미약하다.

　약물이나 물리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내시경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긴 하지만, 나중에 통증이 재발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수술법으로는 무릎 아래 정강뼈를 잘라서 휜 다리를 교정해주는 ‘근위 경골 절골술’과 손상된 관절 부위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추천한다. 근위 경골 절골술은 보통 50~60대의 젊은 환자에게 적용한다. 뼈가 잘 붙어야 하기 때문인데 회복만 잘되면 이후에는 관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본래 관절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라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걷지도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다만 수술 후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이 불편해질 수 있다. 무릎관절 치료법은 각기 장단점이 다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숙지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고르는 게 좋다.

　이용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용석 교수는 중앙대 의대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슬관절학회와 대한스포츠의학 임원 및 인천 전자랜드 농구단 팀 주치의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무수한 해외 저널에 무릎 관련 논문을 등재했으며 미국 마르퀴즈 후즈후, 미국 인명정보기관 ABI,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 IBC 등의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