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한해 농사가 달린 모내기철이 다가왔지만 농가의 주름은 깊어만 간다. 일손이 부족해 온종일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일할 때가 잦기 때문이다.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장시간 일하거나 반복적으로 같은 동작을 하다보면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농부증’이라고 하는데, 상당수 농민이 시간적·경제적 이유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농부증은 만성화되면 더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리에 만성 통증 느끼는 농민 많아=오랜 시간 농업에 종사한 이들은 어깨·허리·손발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농업인건강안전정보센터가 2016년 농민 1233명을 대상으로 한 ‘농작업 관련 증상’ 설문에 따르면 75.7%(935명)가 ‘허리가 아프다’고 답했다. 농촌인구 4명 중 3명은 요통으로 고생하고 있는 셈인데, 특히 31.2%(385명)는 ‘언제나 허리가 아프다’고 응답했다.

　이밖에도 828명(67.1%)은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손발이 저리다는 사람도 782명(63.4%)이나 됐다. 연령이 높을수록 아프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같은 증상을 내버려뒀다가는 관절염이나 디스크로 발전하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이 예방법=농사를 짓다보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장시간 일할 때가 많고 작업 특성상 허리나 무릎을 자주 구부려야 한다. 척추·관절에 무리가 가기 쉬운 환경인 것. 따라서 아무리 바쁘더라도 농사일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근육의 피로를 푸는 데는 한번에 장기간 쉬는 것보다 50분 작업에 5분 휴식하는 방식으로 틈틈이 쉬는 게 좋다. 스트레칭은 작업 전후에 하되 자신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실시해야 한다.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칭 방법은 다음과 같다. 두손을 위로 들어 깍지를 낀다. 깍지 낀 손을 머리 뒤에 얹고 아래로 살며시 눌러준다. 이번엔 어깨에 힘을 빼고 오른손을 이용해 머리를 오른쪽으로 살며시 누른다. 손과 방향을 바꿔 반복하면 목과 양쪽 어깨근육이 이완된다. 무릎근육을 풀 땐 우선 왼쪽 무릎을 뒤로 굽히고 왼손으로 발끝을 잡아준다. 발끝이 엉덩이에 닿도록 천천히 당겨서 10초간 유지한다. 발과 손을 바꿔 반복해준다.

　●‘농부증’ 관련 진통제 사용법 - 통증 오래갈땐 ‘먹는 진통제’ 효과

　‘농부증’에 시달리다보면 자연스럽게 진통제를 찾게 된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잠시나마 아픔을 잊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그런데 진통제는 제품에 따라 성분과 효능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것을 먹어야 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진통제는 ‘해열진통제’와 ‘소염진통제’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열이 나면서 통증이 느껴질 땐 해열진통제를, 염증을 동반한 통증에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한다.

　단, 소염진통제는 장기간 먹을 경우 소화기관과 신장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혈전 등을 유발해 심혈관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해열진통제는 음주 후에 먹으면 간세포를 파괴하는 독성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

　오성곤 성균관대 약대 겸임교수는 “오래가는 통증에는 파스 같은 외용제보다는 먹는 형태의 진통제가 효과적”이라며 “더욱이 고령층에게는 위장장애·신장장애·혈압상승 등의 우려가 있는 엔세이드 소염진통제보다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의 해열진통제가 좋다”고 말했다.

　김재욱 기자